안녕하세요, 쿨샘 조지훈입니다.

2018년 상반기 금융권 취업은 연이은 채용비리 소식과 더불어 여러 면에서 취준생들을 당혹하게 만드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난관과 혼란을 뚫고 IBK기업은행 신입행원 최종 면접을 앞두고 계시는 지원자 분들께 그간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높게만 느껴지는 그 마지막 벽을 훌쩍 뛰어넘으시길 기원합니다.

기업은행은 이번 채용 과정에서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기관 평가제를 도입해 서류전형과 필기전형 절차를 외부기관에 위탁해 진행하였습니다. 최종 단계인 임원 면접 때도 면접위원의 절반을 외부위원으로 채운다고 하니 공공기관이나 대기업의 임원 혹은 대학의 교수님들이 면접장을 채우게 될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그렇다면 과연 1박 2일로 진행되었던 1차 역량면접과 2차 임원면접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1차 면접에서는 토론, 협상, 창의성, 인성 면접에 새롭게 도입된 마인드맵 면접 과정들을 통해 협동심, 문제해결능력, 의사소통능력 등 지원자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실무역량을 은행 실무자들의 참여 하에 확인하는 단계였습니다.

그렇다면 2차 임원면접에서 가장 확인하고 싶은 점은 무엇일까요?

면접 대비 과정을 지도하다 보면 인성면접을 두려워하고 자신 없어 하는 취준생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아니 자주 접하게 됩니다. 은행원이 되고자 오랜 기간 나름의 노력으로 준비해 왔고 수차례의 면접 경험이 있음에도 말입니다. 금융과 시사 이슈에 대해서는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줄줄 답변을 곧잘 해냅니다. 하지만, 정작 지원자 본인에 대한 질문이 시작되면 눈빛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본인의 단점은 무엇인지, 살면서 힘들었던 경험은 무엇인지, 다른 이들과의 관계 속에 난관을 극복한 경험들을 물어보면... 갑자기 앞에 있는 그 친구가 사라져 버립니다. 앞으로 20년, 30년 나와 내 동료와 함께 일할 만한 친구인지를 확인해 보려는 순간 투명인간이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색을 전혀 드러내지 않고 꽁꽁 숨기려고만 하며 다른 취준생들과 똑같은 모습만 드러낼 뿐입니다.

‘배려심이 지나쳐서 거절을 못하고, 일을 너무 꼼꼼히 처리하다가 늦어지고, 동아리 해체 위기를 극복하면서 힘들었다는...’

왜 면접관들은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물어보는 걸까요? 일만 잘하면 될 텐데 다소 지나쳐 보이는 질문들을 던지는 걸까요?

그 이유는 여러분을 채용하게 되면 면접관을 비롯해서 그의 동료들이 여러분과 20년, 30년을 함께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바로 여러분이 우리 조직에 들어와 조직의 막내로서 좌충우돌하며 성장해서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 조직의 발전과 성장을 이끌어갈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임원들은 젊은 청춘을 조직에 바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IMF와 금융위기 등 조직에게 닥쳐온 온갖 위기와 파고 속에서 이 조직을 지켜온 분들입니다. 임원들이 앞으로 조직과 함께 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은 아마도 여러분에 비해서는 얼마 남지 않았겠죠. 하지만 그분들의 조직에 대한 애정의 깊이는 감히 비교 못할 것입니다. 왜냐면, 은행은 바로 그분들의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즉, 임원들이 여러분에게 기대하는 것은 바로 자기 자신과 이 조직에 들어와 새로운 피가 되어 변화를 이끌어 내고 조직의 미래를 책임져줄 그런 신입행원의 모습일 것입니다.

이러한 기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재 조직이 처해 있는 여러 가지 위기와 기회에 대해 신문기사 어딘가에 나와 있을 법한 아무 영혼 없는 답변이 아니라, 전문성은 없더라도 실무는 좀 모르더라도 자신만의 생각과 견해를 말하는 지원자가 눈에 들어오고 매력 있게 느껴질 것입니다.

이제 남은 기간 동안 임원들의 마음에 잔잔한 울림을 일으키기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하면 좋을지 몇 가지 Tip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 김도진 은행장님의 신년사를 비롯한 대외 인터뷰 기사들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기업은행이 2018년에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와 조직의 방향성에 대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두 번째, 금융이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며, 왜 기업은행의 은행원이 되고자 하는지 생각해 보세요. 어느 영업점 직원의 친절에 감명 받아, 서비스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남들과 만나는 것이 즐거워서 등과 같이 정작 지원자는 보이지 않거나 구체적이지 못한 답변은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 입행 후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시기 바랍니다. 입행해서 조직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발로 뛰며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남들 다하는 얘기 말고 자신만의 고민을 담아보세요.

네 번째, 기업은행의 최근 현안에 대한 여러분만의 견해와 전략들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예를 들어, 국책은행으로서 IBK의 역할, 중소기업 대출 확대와 수익성 증대 방안 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해 보세요.

최종 결과와 무관하게 면접장을 나오면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자신의 생각과 견해, 꿈과 포부를 가감 없이 마음껏 얘기하고 나오시기 바랍니다. 프로포즈는 그렇게 하는 겁니다.